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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뜬 저주(1)카테고리 없음 2021. 12. 4. 08:08
20211127 나는 불현듯 내가 저주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며칠 전부터 몸을 휘감았던 무기력함과 뻐근한 관절의 원인이 바로 저주였던 것이다. 번아웃이나 스트레칭 부족이 아니라 저주에 걸렸다는 증거가 있다. 어제 나는 검붉은 덩어리를 토해냈다. 그것은 마치 제 의지를 가진 것마냥 눈을 깜박였다. 핏발이 선 흰자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나는 변기통에 물을 채 내리지도 못한 채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기절잠을 잤다. 느지막한 오후가 되어서야 잠에서 깬 나는 화장실을 들렀다가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그것은 아주 기괴한 형체를 하고 있었지만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 징그럽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다음 순간 기체가 되어 사라졌다. 그런 광경은 처음 보았다. 꿀럭거리는 공기는 마치 끈적..